자율주행차의 안과 밖
지난 2004년에 개봉한 아이로봇에서도 보면 알수있듯이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는것은 위법이라고 나옵니다.
현실세계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겠지만 이미 구글과 테슬라에서는 시범운전도 시작하고 있습니다.
운전석에 앉아있는 사람조차도 운전할 필요없이 차안에 내장된 프로그래밍으로 자동운전하는 시스템으로
정말 말만 들어도 꿈만 같은 기술이 점점 상용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존 자동차 산업에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올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합니다.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보다도 이 자율주행차의 등장을 더 두려워하는데, 그 이유는 각종 데이터 처리기술과
인공지능기술(AI)이 결합되어야 하기에 구글이나 애플같은 IT업체들이 훨씬 더 높은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새로운 연료차로 각광받는 전기차조차도 자율주행차 기술과 결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자율주행차 대부분이 전기배터리를 연료로 쓸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테슬라에서는 이미 오토파일럿 기능을 통해 자율주행 기능을 상당부분 구현할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습니다.
테슬라의 CEO인 엘론머스크는 향후 자사의 전기차를 모두 자율주행차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는 즉각적인 반응속도가 제일 중요한 기능인데, 내연기관차보다는 동력전달이 더 빠른 전기차가 궁합상
더 잘 맞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두 기술이 결합한다면 상당히 크고 광범위한 변화가 우리 미래에 이루어질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운행허가를 받은 구글, 애플, 아마존등 ICT 업체들뿐만 아니라 도요타, 아우디, 벤츠, 현대, 테슬라 등
기존의 자동차 업체와 전기차업체도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 테슬라의 모델 S가 오토파일럿 상태에서 인명사고를 내는 바람에 자율주행차 기술에 대한 회의와
비판이 잠시 일어나기도 했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전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이미 도로를 달려도 충분한 수준입니다.
상용화에 있어서 또다른 변수중 하나는 가격입니다.
전기차가 현재도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것처럼 자율주행차도 똑같은 길을 따라갈 것입니다.
도로운행시에 필요한 3차원 이미지 정보처리 장치의 핵심부품인 라이다의 가격이 2030년이후 현재의 10분의 1까지
하락할수 있다고 예상됩니다.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가 더 폭넓게 확산이 되려면 사용자의 수용성 문제도 해결되어야만 합니다.
사용자들중에는 직접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자율주행차에게 맡기는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같은 문제는 자율주행모드와 수동주행모드를 사용자가 선택할수 있게 하거나, 현재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처럼 부분적으로 사람이 운전상황에 개입이 가능하게 하여 어느정도 해결할수 있습니다.
이런 기술적인 문제들보다도 오히려 법적, 윤리적인 문제들이 해결해야 할 더 큰 장벽으로 남아있습니다.
예를들어 어느쪽으로 가도 사고를 피할수 없는 위급한 상황에서 어떤 피해를 선택하도록 프로그래밍 할것인가의
문제라든가 그에따른 법적, 윤리적책임을 누구에게 어떤방식으로 보상하게 할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마련되야 할것입니다.
자율주행차가 원래 달리던 길로 간다면 어른을 치게되고 이를 피하기 위해 다른길을 선택하면 아이를 치게
된다고 가정하면 이런상황에서 자율주행차의 선택을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은 정말 딜레마일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세상이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때 이에 알맞는 법적인 제도를 갖추며 발전해 왔다는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어렵게만 볼 필요는 없을것입니다.
오히려 자율주행차 개발업체들이 강조하는것처럼 수동으로 운전시 발생하는 사고보다 자율주행시 발생하는
사고가 더 줄어들수 있다면 자율주행차의 도입은 그만큼 가치있는 일이 될수 있을것입니다.
이렇게 자율주행차가 완전히 상용화되기 시작하면 일자리도 엄청나게 큰 변화가 예고됩니다.
아직까지는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수 있지만 (트럭운전사, 택배기사, 택시기사 등등)
이런직업들이 사라지는 대신에 자율주행차안에서 이동시 시간을 재밌게 보낼수 있는 콘텐츠나
관련기술을 개발하는 직업들이 새로이 생겨날 것입니다.
이렇게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는것 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주행하는 자동차의 수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를 직접 운전해야할 필요가 없어지니 소유를 하기보다는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것이고
원하는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차를 부르면 자율주행차가 금방 자신의 집에 도착하고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데려다 줄수 있을것입니다.
자율주행이라는 기술덕분에 차량공유서비스가 막대한 수혜를 받게 될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이 택시대신에 스마트폰으로 우버라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우버는 승객과 운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전자가 받는 요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형태입니다.
이 우버가 기업가치와 이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율주행차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만일에 자율주행차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면 승객 네트워크만 확보하면 될 것이며, 운전자는 확보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차량만 가지고 운영하면 되니까 그것으로 차량이용요금의 100%를 모두 우버가 가져갈수 있게 됩니다.
자율주행차의 기술력이 한 기업의 가치까지 이렇게 바꿔놓을수 있는 셈입니다.
차를 사야할 필요성이 줄어드니 기업 뿐만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예상됩니다.
대개 극소수 부자들을 제외하고는 자동차는 부동산 다음으로 비싼물건이지만 대부분의 시간동안 집이나
직장의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차량공유가 확산되기 시작하면 차량 한대당 운행시간이 크게 증가하면서, 거리에 차량의 숫자가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자율주행차가 확산이 되면 예전처럼 자동차의 대량생산은 점점 입지가 좁아질수밖에 없을것입니다.
이제까지의 산업들은 특정디자인을 엄청나게 대량생산하는데 최적화된 시스템이였고 그 최선봉에
자동차 산업이 존재했었지만 앞으로는 이런 제조업의 풍경마저도 변화가 예고됩니다.
아직은 넘어야할 장벽들이 많지만 3D프린팅 기술은 대량생산체제를 조금씩 위협하며 자동차까지 만들어내는
단계까지 와 있습니다.
자동차의 절대수요가 줄어들고 소비자들이 맞춤형 자동차를 원한다면 공장에서의 대량생산보다는 3D프린팅
으로 생산하는 형태가 늘어날것입니다.
자율주행차 기술이 제조업의 일반적인 풍경마저도 뒤바꿔놓고 있는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운송산업과 물류산업에서도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자율주행차 기술은 수동운전때와는 달리 긴 안전거리를 확보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대개 고속도로에서의 주행만 봐도 도로면적의 90%이상을 차지하는것은 자동차가 아니라 도로의 빈공간입니다.
수동운전히 앞차와의 충돌을 최대한 방지하기위해 긴 안전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빈공간의 발생은
필연적입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프로그래밍화된 기술은 수십대의 트럭이든 자동차는 좀 떨어져서 보면 마치 기차처럼
보일정도로 붙어서 가는것이 가능해집니다.
이를 가리켜 트럭 플래튜닝이라고 부릅니다.
군대에서 한 소대가 줄을 맞춰 행군하듯이 트럭들이 줄을 맞춰 운행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트럭 플래튜닝은 이미 2016년 네덜란드에서 시험운전에 성공했습니다.
이 행사에는 스웨덴의 스카니아, 이탈리아의 이베코, 독일의 만, 네덜란드의 다프같은 트럭제조사가 참여하여
주행을 사고없이 잘 마쳤습니다.
이들은 도로에서 간격을 4~22m정도로 유지하면서 전 구간을 시속 80km정도로 달렸습니다.
신호등에 걸릴때는 부득이하게 주행간격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첫 주행이라 안전을 위해 좀더 넓게 설정했습니다.
하지만 뒤따라오는 차량은 선두차량의 가속, 감속등의 제동상황에 대한 반응시간이 제로에 가까워 향후에
차량간 거리를 줄일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운송업체들은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같은시간에 더 많은 화물운송이 가능해집니다.
여기에 그치지않고 도로사용을 효율적으로 할수있고 후행차량의 공기저항을 줄여 에너지연비와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수 있습니다.
자율주행기술이 무조건 긍정적인 측면만 있은것은 아닐것입니다.
예를들면 자율주행차가 주행중에 브레이크가 고장났다면 어느쪽으로 주행하느냐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누구를 죽이고 살려야 할것인가에 대한 문제까지 자율주행기술의 알고리즘에 맡길수 없는 노릇입니다.
또한 이 기술 하나에 거의 통채로 재편될 산업체계와 순식간에 망하게 될 기존의 자동차 회사도 나올것입니다.
빠르게 재편되는 산업체계와 일자리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자율주행기술이 인류에게 축복이 될지 재앙이 될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